인권위 "외국인 노동자 단속, 현장 적발 중심 지양해야"…법무부에 영장·안전요원 보강 권고

대구 성서공단 단속 중 D-10 비자 베트남 노동자 추락사 계기
단속을 피해 공장 3층 창고에 숨어 있던 외국인 노동자가 단속반이 철수한 뒤 창문으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법무부에 출입국 단속 방식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단속 과정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진정은 기각했지만, 현장 안전관리와 절차에 미비점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의 한 제조업체에서 일어났다. 구직비자(D-10)로 입국해 이 공장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 노동자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을 피해 3층 창고에 몸을 숨겼다가 단속반이 모두 빠져나간 뒤 약 30분이 지난 오후 6시 27분에서 30분 사이 창문 밖으로 떨어져 숨졌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생명권 침해를 주장하며 진정을 냈다. 인권위 조사에서는 단속이 끝나기 전에 안전요원 7명이 다른 업무에 배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단속 현장에서 안전요원이 안전관리 업무만 전담하도록 역할과 인원 기준을 분명히 하고, 단속이 끝났다는 사실을 사업주뿐 아니라 숨어 있는 노동자에게도 알리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사업장 내부 수색에는 영장주의를 적용하고, 단속 대상자에게 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고지하며 이를 확인하는 방식도 갖추라고 했다. 현장 수색이 신체의 자유를 강제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체포나 압수와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다. 노후 장비 교체 등 장비 관리 체계 개선도 권고에 담겼다.
인권위는 개별 적발에 매달리기보다 브로커와 불법 인력 공급, 사업주의 미등록 인력 수요 등 미등록 체류를 낳는 구조를 차단하는 쪽으로 단속 정책의 방향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직비자 소지자는 제조업 일용직 등 취업이 제한된다.